마을 활력소
Share |

[사업]  2016년 정월대보름 축문

Posted By hscb  |  16-02-24 10:57

조회 1,588

대보름 소원 고축

 2016년 2월 22일 휘엉청 밝은 대보름날 우리 지역의 이웃 마을분이 돕고, 마을활력소와 도서관이 심부름을 해서 지역의 어린이, 어른 모든 주민이 구정리 유기농 정해일님 논 가운데 모여 대보름 고축을 올립니다.

 달님이여, 9만 리 중천에서 아득히 조상들부터 지금까지 밤길을 밝히고 숲과 마을과 들판을  비추며 슬프고 기쁜 사람 마음에 강 물결의 은빛처럼 모습을 비춰오던 달님이여. 근세가 열리는 시대 내포지방에서 서학 모임을 갖고, 갑오년에 동학 농민들이 오가던 밤길을 비추었고 기미년에 청광산과 꽃매봉에서 횃불을 올리던 농민들을 지켜보던 달님이어, 남모르는 백성과 아낙의 겸손한 소원과 치성을 듣고 지켜본 달님이여, 창공의 수많은 별을 넘어 하늘 끝까지 우리들 소원을 높여주소서.

 저 달을 보며 한숨짓는 이산가족들의 눈물을 거두어주소서. 남북간 무기로 대치하는 불신을 거두어 우리 마음에 평화를 주소서. 이념 종교 계층을 넘어 새 세상을 꿈꾸어온 농민들을 헤살놓는 검은 구름을 흩어지게 하소서. 이제 FTA로 쌀값이 떨어지고 곡식 빗장이 열리게 되었지만 더 큰  어려움 속에도 희망을 일구어온 조상님들의 넉넉한 마음을 본받게 하소서. 지난해에 우리 지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기농업특구로 지정이 되었으니 하늘이 이 시대 우리에게 준 책임이 아닌가 하옵니다. 지역에 그간 생긴 모임, 이제 시작하는 씨앗도서관, 도토리 은행, 올해 생길 어린이집 도서실, 문당리로 이사 간 논배미 교실, 행복농장 또 이제 준비하는 여러 모임들 모두 속이 차고, 작아도 꾸준하기를 축원하나이다. 우리 마을 어린이 튼튼히 자라고, 젊은이들 꿈을 가지고 공부하며, 어른들은 개척하고 귀농자들은 하루하루 농촌에 정착하면서 연세 많은 이들도 활기를 갖게 하소서. 서로 위하고 화합하는 마을이 되어 생활은 소박해도 마음은 넉넉하게 해주소서. 공장식 축산으로 고생하는 짐승들, 농약과 살충제로 사라지는 생물다양성들 마음 아프오니, 우리에게 무지와 욕심으로 자연을 거스르지 말고 순환하는 농사에 눈뜨도록 큰 깨달음을 주소서.

 음력설에 새해 복을 많이 받으라고 축원하는 착한 백성들이옵니다. 봄이 오는 대목에 여기 모인 우리들 소원을 하늘에 띄우니 하늘 높이, 높이 올라가거라. 들판에 생명이 가득 차듯이 우리 소원들로 대지를 푸르게 가꾸어 주소서. 밤하늘에 달집을 태우는 불길같이 동네에 달려드는 나쁜 기운은 활활 다 타서 없어지거라. 인명을 살상하는 핵무기와 위험한 핵발전소와 흙을 죽이는 화학농약은 세상을 덮는 검은 구름들이라, 천하에 잘못된 것들이니 멀리 가거라. 멀리 가거라.

 이제 하늘에 우리 소박한 소원을 올리고 우리 마을 어린이, 어른들과 가족님들 오곡으로 부럼과 차를 나누니 모두 튼튼한 몸과 마음으로 농사짓는 우리 모두가 올 한해 든든한 고향 지킴이가 되소서.

온 마을을 대신하여 홍 순명이 고축을 드렸나이다.

스크린샷 2016-02-24 오전 10.58.41.png  |  650.4K  |  2 Download  |  16-02-24 11:52

스크린샷 2016-02-24 오전 10.58.55.png  |  874.0K  |  2 Download  |  16-02-24 11:52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Share |